가평 풀바리 FULBARI |
PHOTOS BY MPART Architects |
대지
'풀바리'는 네팔어로 꽃을 의미하는 '풀ful'과 동산을 뜻하는 '바리bari'에서 이름을 따왔다. 산악과 네팔을 좋아하는 터의 주인은 이곳을 '풀바리'로 이름 붙이고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양평에서 가평으로 북한강을 따라가다 만나는 대지는 고동산에서 내려오는 개천 옆 유수지를 포함한 골짜기 땅이다. 이곳에는 송어를 기르는 양어장과 통나무로 지은 식당이 있었다. 십여 년 전에 이 대지를 매입한 후, 개천 반대편 높은 지대에 실내 건축가 김백선의 설계로 주택이 지어졌다. 이 주택은 전체 단지의 중심이 되어 송어 식당이었던 이곳의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최근 신축한 명선아트홀은 두 대의 스타인웨이Steinway 피아노를 위한 연주홀로, 사적 private이던 풀바리 단지를 일반 대중에게 개방시키는 역할을 포함한다. 연주홀의 위치를 단지의 가장 끝에 계획하여, 풀바리 전체는 송어 식당, 주택, 그리고 공연장으로 변해가는 그 역사를 자연스럽게 흔적으로 남겼다. 120평 규모의 연주홀은 주택의 확장에 가깝다. 일반적인 공연장과 달리 이 작은 연주홀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모호하다. 피아노를 위치시킨 곳이 무대이고, 나머지는 객석이다. 피아니스트와 관객 간의 경계가 없어 친밀한 공간이 되고, 공연 때마다 형식이 변한다. 6미터 높이의 천장고는 소리의 울림을 위해, 두 층으로 나누어진 공간은 관객을 위해 설계되었다. 2층은 바이올린과 같은 소편성 악기가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발코니석 같은 역할이 추가됐다. 여름에는 남측 개천의 불어난 물소리가 공연에 자연스러운 배경음악을 제공해 장소 특정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봄, 가을에는 건물을 무대 배경으로 한 외부 공연도 상상할 수 있다. 명선아트홀은 연주자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며, '신이 만든 자연'과 '인간의 창작인 예술' 사이의 경계를 조율하고 융합하는 다양한 실험적 형식을 가능하게 하는 소규모 공연장이다. 배치 풀바리의 중심에는 직선의 진입로가 있다. 이 길은 마치 고대 로마가 도시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데쿠마노decumano’를 연상시키며, 단지 전체에 프랑스식 정원 같은 기품을 준다. 이 강력한 길은 소박하게 마감되어 주차장부터 모든 시설을 부드럽게 연결하여, 터 주인의 호탕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다의적인 길이다. 이 길의 축에 진입구를 맞춘 연주홀은 비록 세 건물 중 가장 멀리 있지만 풀바리의 중심이다. 주차장과 연주홀 사이의 이 길에서 공연의 설렘과 여운 그리고 풀바리의 전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연주홀의 신축으로 습기 많은 음지의 대지는 양지가 되어야 했다. 외장은 노출 콘크리트로 옹이가 많은 삼나무를 거푸집으로 사용하였다. 삼나무 무늬 노출 콘크리트는 통나무 식당의 목재와 노란 샌드스톤의 기존 주택 재료와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삼나무를 거푸집으로 사용하면 옹이 형상뿐 아니라 고동색의 색상도 콘크리트에 배어 실제 목재에 가깝게 보이게 된다. 자연광과 조망 내부 공간은 공연에 집중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광의 변화를 담고자 했다. 이곳의 청각적인 음악의 시간은 변화하는 자연광의 공간과 함께 감상된다. 마치 데생을 위한 석고상처럼, 백색으로 마감된 내부 공간은 공연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빛의 변화를 잘 드러낸다. 특히 1층과 2층, 그리고 천창으로 이어지는 수직 공간에는 높은 위치에 더 많은 빛이 들어오도록 외부 창호를 배치하여, 위로 올라갈수록 밝아지는 상승감을 주었다. 1층의 창은 경관을 배려한 것이다. 풀바리의 전경이 보이는 전면 창이 대표적이지만, 피아노 다리 높이보다 낮게 설계된 수평 띠 형태의 창은 공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창으로 들어오는 볕은, 오후에는 따뜻하다가 공연의 흐름에 따라 약해지며 공연이 무르익을 때면 주제를 공연에 넘겨주고 사라진다. 이 띠 창의 상부 벽은 바닥과 옥상 슬래브에 연결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떠 있는 거대 벽이다. 이 벽면 상부에는 천창이 있어, 아침에는 성당 제단처럼 확산된 빛이 유입된다. 이 천창은 게스트룸과도 연결되어 있어, 새벽에 천창의 빛으로 깨어난 피아니스트가 맑은 정신으로 새벽 연주를 준비하는 모습도 상상이 되었다. 내부 마감은 백색 수성페인트를 기본으로, 피아노가 다니는 곳은 오크 바닥재로, 사람의 공간과 이동의 경로는 백색의 폴라리스 대리석으로 처리되었다. 거울 같은 대리석 마감은 오염되는 곳을 쉽게 청소할 방법일 뿐만 아니라, 외부 경관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들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밝은 내부 공간은 최소의 인공조명만으로도 충분한 조도를 확보할 수 있다. 실험적이고 느슨한 용도 이 음악의 공간은 미술의 공간으로 전용해도 무방한 정도의 유연성도 갖추기 위하여. 거대한 백색의 벽은 작품을 걸 수 있도록 합판과 강화 석고보드로 마감되었다. 풀바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서재 공간은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경관과 극적으로 어우러진다. 이 경관의 창은 ‘첫 번째 미술 작품’이다. 2층 복도는 일종의 갤러리이며 발코니석으로 장기적으로는 서재이면서 가족사를 담은 박물관 역할도 참조되었다. 공연 시 연주자의 준비실로도 활용되는 게스트룸은 개천의 자연과 북동 측 천창으로 들어오는 아침의 빛을 소재로 했다. 마지막 공간인 옥상은 ‘자연의 공간’이다. 개비온으로 올라온 파라펫 위로 보이는 경관에는 어떤 인공물도 보이지 않는다. 하회마을의 낮은 담장 너머에 자연만 보이는 것처럼, 옥상에서 보이는 풍광은 오로지 자연으로 구성된다. 내부를 풍성하게 해준 천창의 빛은, 저녁에는 이곳을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조명이 된다. 마지막으로 현장에 원래 있던 현무암 바닥재를 옥상에 깔아, 데쿠마노를 연장하였다. 지난 11월, 이곳에 그랜드 피아노 두 대가 들어오는 행사가 있었다. 네팔의 포카라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고유한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계획된 명선아트홀이 음악가들과 청객에 영감을 주는 탈맥락화된 화이트 큐브적 white cube 공연장으로, 또한 재맥락화한 장소 특정적site specific 연주 홀로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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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 명선아트홀 위치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581 외 4필지 용도 : 제2종 근린생활시설(공연장,사무소) 대지면적 : 1,774㎡ 건축면적 : 293.39㎡ 연면적 : 452.03㎡ 규모 : 지상 2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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