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산성지성당 쉼터
SHELTER OF THE CATHOLIC MARTYRS' CEMETERY IN SEONGGEO MOUNTAIN

PHOTOS BY KIM JONG OH
성거산 천주교 교우촌터에 건립 공사중인 새 성당입니다.성거산 천주교 성지는 박해시대 천주교 교우들이 숨어살던 곳입니다. 다른 성지들에 비해 상당히 큰 면적을 가지고 있고 줄무덤과 움집터가 있습니다. 몇년전에 이 유적을 정리하여 충청남도 기념물 제175호로 문화재 지정 받았습니다.교우촌터의 칼레 신부 및 무명 집터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앙에 대하여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여기에 있노라면 200년전 마을이 형성됐던 모습이 되살아나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무덤보다는 교우촌터가 더 뭉클하고 의미있게 느껴지는 성지입니다.

성거산 천주교 교우촌터의 건축은 건축허가 이외에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도 받아야 합니다. 문화재 심의에서 문화재 관련 건축 조경 공예 서화 등 다양한 분들이 들어오셔서 다양하고 강력한 주장들을 하십니다. 그 분들은 이곳이 천주교 유적이고 성당이 필요함을 인정하기 보다는 문화재보다 튀지 않을 건축을 강하게 주장하셨습니다. 이곳의 문화재는 산속에 있는 움집터입니다. 집터보다 튀지 않는 성당을 지어야 했던 것이지요.

신부님은 박해시대 교우들이 동굴을 먼저 찾았을것이라고 하시고 동굴성당을 만들고 싶어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 아이디어중에 동굴같은 성당이 문화재와 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것으로 보였습니다. 뾰족탑이 하늘로 향하는 성당이 아니라 자연속에 묻혀 동굴같은 성당. 그것이 성당의 출발이었습니다. 교우촌에 움막을 짓고 동굴에 성전을 마련하여 삶의 중심으로 삼았을 교우들을 상상하면서 우리는 이 성당이 200년전 박해시대 교우들과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이고자 했습니다. 카타콤같은 박해시대 동굴성당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경사지에 곡면의 벽들을 연결하여 공간을 만들고 입구는 동굴의 입구처럼 한쪽 모서리에서 좁게 만들었습니다. 동굴의 입구를 통해 바깥세상이 보이는 것처럼 다른 한쪽으로는 성지 주변 경관을 조망할수 있도록 만들고 내려다본 지붕 모습은 하나의 순교자 무덤처럼 만들었습니다.

PHOTOS BY KIM JONG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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